📫 <희소식> 3호 - 삶의 의미에 대한 비밀 한가지

2024. 5. 13.

[오늘의 희소식]

인생에는 과연 의미가 있을까?
우리의 삶은 꽤나 의미 있다?!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들어 주는 것들

인생에는 과연 의미가 있을까?

사람들은 이따금씩 삶이 무료할 때면 이런 질문을 하곤 합니다. “인생에 의미가 있긴 해?” 여러분도 분명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봤을 거예요. 그런데 삶이 무료하다고 느껴졌던 건 요즘 사람들만은 아니었나 봅니다. 과거 실존주의 철학자들은 이 물음을 조금 더 진지하게 탐구했고, 이런 결론에 다다르게 됩니다. “아니, 인생에 의미는 없어.”

얼핏 보면 이런 결론은 희망이 아니라 절망에 가까워 보입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진정한 희망은 인생에 정해진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닫는 데서 시작할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사실 실존주의 철학자들이 내린 진짜 결론은 “그러니까, 인생에 의미는 우리 스스로가 주는 것”이기 때문이죠.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삶의 의미 따윈 없기 때문에, 우리는 자신만의 인생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제가 희소식 구독자들을 실망시켰을까요? 만약 인생의 정답 같은 것을 찾고 계셨다면 그랬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인생은 정답지가 없는, 알 수 없는 것들 투성입니다. 그중에서도 삶의 의미만큼 인생에서 모호하고 어려운 것은 없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이번 희소식을 통해 여러분들에게 삶의 의미에 대한 비밀 한 가지를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우리의 삶은 꽤나 의미 있다?!

실은 그렇게 거창한 비밀은 아닙니다. 그 비밀은 이미 한 논문을 통해 알려진 사실인데요, 미국 미주리 대학 심리학과의 Laura King 교수는 당시 그녀의 제자였던 Samantha Heintzelman 교수와 2014년에 “Life is pretty meaningful”이라는 논문을 출판합니다.

삶은 꽤 의미 있다는 제목처럼 그들은 인생에 미리 정해진 의미는 없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삶이 꽤 의미 있을 수 있는지를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보여주었습니다.

그전에 삶의 의미에 대해 연구하는 법을 짧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놀랍게도 아주 간단한데요, 연구자들은 사람들에게 직접 ‘당신의 삶이 얼마나 의미 있는지’ 물어봅니다. 그리고 보통 1에서 7까지 숫자로 된 ‘척도’를 주고 본인이 주관적으로 느끼기에 가장 적절한 응답을 하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내 삶은 전혀 의미가 없다고 느낀다’면 1을, ‘내 삶은 너무나도 의미 있다고 느낀다’면 7을 선택하는 방식입니다.

Laura King 교수는 과연 사람들이 보통 어떻게 응답하는지 알기 위해 이 방법을 사용한 수많은 연구들을 모아 그 평균적인 패턴을 분석해 보았습니다.

만약 알기 어려운 인생의 의미만큼 삶이 의미 없다고 느껴진다면 그 패턴은 척도 중간 값인 4점 보다 아래인 1에 가까운 방식일 테지만, 만약 사람들이 꽤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라면 4점 이상의 평균 값이 발견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죠.

결과는 재미있게도 사람들은 자신의 삶이 꽤나 의미 있다고 응답하는 패턴을 보였습니다. 대부분의 연구에서 사람들은 7점 척도의 중간 값을 상회하는 4.5에서 5점에 해당하는 점수를 자신의 삶이 의미 있게 느껴지는 정도로 응답했던 것이죠.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들어 주는 것들

인생의 의미가 없음에도 어떻게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꽤 의미 있다고 느끼는 것일까요?

그건 아마도 실존주의 철학자들이 결론 내렸듯이 이미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 의미를 꽤나 잘 부여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보통 우리는 이 작업을 의식적으로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물어보면 쉽게 답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의미 과학자들에 따르면, 대신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들어 주는 것들을 통해 의미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들이 친구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거나 열심히 노력한 업무에서 좋은 성과를 낼 때 종종 ‘아, 내 삶이 꽤 의미 있구나’라고 느끼게 되는 것처럼 말이죠.

지금까지 많은 심리학 연구들이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들어 주는 것들인 의미 원천(meaning source)를 밝혀냈습니다.

많은 의미 원천이 존재하지만 그중에서도 관계, 목표, 즐거움, 성장, 감사함 등이 특히 우리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들어 준다고 합니다. 결국 사람들은 대부분 이 중 몇 가지의 의미 원천을 소유하고 있기에 삶에 꽤 의미를 느끼고 있는 것이죠.

많은 의미 전문가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인생의 의미는 내면에 있는 것이 아니고 세상 속에 있다고. 삶이 무의미하고 부질없게 느껴질 때 자신 안에서 해답을 찾으려고만 하면 오히려 더 혼란스러워 질지도 모릅니다. 그럴 때일수록 내 삶을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일들을 하고 추구하는 것이 인생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비밀입니다.

*오늘의 희소식 주제는 서강대 사회/성격 심리 전공 김진형 교수가 작성하였습니다. 주로 자아, 정체성, 웰빙에 관해 연구하고 있어요. 오늘의 주제와 관련해 이야기 나누고 싶은 것이 있다면 희망연구소 메일로 소통해 주세요! 👉🏼 ihr@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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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Heintzelman, S. J., & King, L. A. (2014). Life is pretty meaningful. American Psychologist, 69(6), 561–574. https://doi.org/10.1037/a0035049
King, L. A., Hicks, J. A., Krull, J. L., & Del Gaiso, A. K. (2006). Positive affect and the experience of meaning in lif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90(1), 179–196. https://doi.org/10.1037/0022-3514.90.1.179
McGregor, I., & Little, B. R. (1998). Personal projects, happiness, and meaning: On doing well and being yourself.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74(2), 494–512. https://doi.org/10.1037/0022-3514.74.2.494